한때 등산복은 “기능성은 좋지만 패션으로는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패션 트렌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아웃도어 브랜드 재킷과 트레킹화, 바람막이가 가장 힙한 스트릿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바로 ‘고프코어(Gorpcore)’ 스타일 때문입니다.
고프코어는 등산이나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서 입던 기능성 패션을 일상 스타일로 녹여낸 트렌드를 말합니다. 이름 자체도 견과류 믹스를 뜻하는 ‘Good Ol’ Raisins and Peanuts(GORP)’에서 유래했는데요. 편안함과 실용성, 그리고 스트릿 감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패션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유행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처럼 자리 잡으면서 MZ세대는 물론 셀럽들까지 빠져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왜 사람들은 고프코어에 열광할까
고프코어 룩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편한데 멋있다’는 점입니다. 예전 패션은 불편해도 스타일을 위해 참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활동성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이 강해졌죠.
대표적인 아이템인 바람막이, 플리스, 트레킹화는 원래 기능성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들입니다. 방수, 방풍, 경량 소재 등 실제로 입었을 때 굉장히 편한데요. 여기에 스트릿 감성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캠핑과 아웃도어 문화가 크게 성장하면서 이런 스타일이 더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게 되면서 고프코어 패션 역시 하나의 문화처럼 받아들여진 것이죠.
또한 요즘 패션은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고프코어는 그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고프코어 룩의 핵심 아이템
고프코어 패션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아이템은 단연 바람막이 재킷입니다. 특히 오버핏 실루엣에 컬러 포인트가 들어간 디자인이 인기가 많습니다. 단순히 운동복 느낌이 아니라 스트릿 무드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많아졌어요.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트레킹화입니다. 예전에는 등산할 때만 신던 신발이 이제는 데일리룩의 핵심이 됐죠. 투박한 디자인 자체가 오히려 힙한 느낌을 주면서 패션 포인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카고팬츠 역시 고프코어 룩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입니다. 넉넉한 핏과 실용적인 포켓 디자인 덕분에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데요. 여기에 볼캡이나 크로스백까지 더하면 완성도 높은 고프코어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컬러는 블랙, 카키, 베이지 같은 자연 계열이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형광 포인트나 원색 컬러를 섞어 더 트렌디하게 연출하는 스타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셀럽과 브랜드가 만든 고프코어 열풍
고프코어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셀럽들의 영향도 큽니다. 해외에서는 켄달 제너, 벨라 하디드 같은 스타들이 트레킹화와 아웃도어 재킷을 일상 패션으로 소화하면서 화제가 됐고, 국내에서도 아이돌과 배우들이 공항패션이나 사복 스타일로 고프코어 룩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아크테릭스, 살로몬, 노스페이스 같은 브랜드들은 이제 단순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니라 패션 브랜드로까지 인식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인기 제품은 리셀 가격이 크게 오를 정도로 패션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졌어요.
명품 브랜드들도 고프코어 열풍에 뛰어들면서 럭셔리 아웃도어 스타일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기능성과 하이패션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프코어 룩, 어떻게 입어야 자연스러울까
고프코어 패션은 자칫 잘못 입으면 진짜 등산복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기능성 아이템 하나를 중심으로 나머지는 깔끔하게 매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람막이를 입었다면 하의는 심플한 와이드 팬츠나 데님으로 정리하고, 트레킹화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방식이 부담 없이 입기 좋아요.
또 전체를 너무 아웃도어 스타일로 맞추기보다는 일상 아이템과 섞어 입는 게 핵심입니다. 후드티, 기본 티셔츠, 볼캡 같은 스트릿 요소를 함께 매치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트렌디한 느낌이 살아납니다.
무엇보다 고프코어의 매력은 ‘억지로 꾸민 느낌이 없다’는 점입니다. 편안함과 실용성, 그리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대 흐름이 만들어낸 패션이라고 볼 수 있죠.
앞으로도 고프코어 룩은 단순 유행을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스타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제는 산에서만 입던 옷이 아니라 가장 트렌디한 스트릿 패션이 된 시대가 온 셈이네요.
